
정부가 한·브라질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오는 8월 브라질 현지에서 쇠고기 수입을 위한 위생·검역 기술진 현지실사를 실시할 계획을 밝히면서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양국이 합의한 쇠고기 수입 위험평가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대미 통상협상 과정에서도 농축산물 시장개방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개방이 국내 농축산업에 미칠 영향과 산업별 피해 규모, 실효성 있는 보완대책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식량안보를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하면서도 정작 농축산업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개방 절차를 추진하는 것은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쇠고기 생산·수출국으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브라질산 쇠고기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 수입 쇠고기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한우산업을 비롯한 국내 축산업 전반의 경영 안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미국산 쇠고기 관세는 철폐됐고 호주산은 2028년, 캐나다산과 뉴질랜드산은 2029년 관세 철폐가 예정된 상황에서 브라질까지 시장이 개방되면 국내 축산업의 부담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브라질산 쇠고기 수입은 단일 국가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라질의 시장 진입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추가 개방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쇠고기뿐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유제품 등 축산물 전반으로 시장개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이는 특정 품목을 넘어 국내 축산업 기반과 식량안보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축산농가들은 현재 사료비와 인건비, 에너지 비용 상승에 더해 가축질병과 소비 위축까지 겹치며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시장개방이 이뤄질 경우 농가의 경영 기반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피해보전직불제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보완대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목표 규모를 채우지 못한 데다 실질적인 지원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제도만으로는 시장개방에 따른 농가의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확대가 국가경제에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그 부담을 농축산업에 반복적으로 전가하는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식량안보는 경제적 논리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국가 핵심 과제인 만큼, 정부는 국내 축산업을 통상협상의 협상 대상으로 삼기보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객관적인 영향평가를 거쳐 실효성 있는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