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가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 등 정부의 동물의료 정책 추진에 반발하며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대한수의사회(회장 우연철)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동물의료 말살정책 저지 투쟁 선포식’을 열고 현행 동물의료제도의 한계를 외면한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학생을 비롯해 수의사와 동물보건사 등 3천71명이 전국 각지에서 참석했다. 동물보호단체들도 함께 자리해 동물의 건강과 정상적인 동물의료체계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우연철 회장은 대회사에서 진료기록 공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보다 공개 의무를 먼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문제를 제기했다.
우 회장은 “대한수의사회는 진료기록 공개의 취지 자체를 부정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잘못된 악법과 예상되는 우려에 대한 보호장치 없이 공개 의무부터 앞세우는 것은 순서를 거꾸로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은 안전하게 치료받고, 보호자는 신뢰할 수 있는 진료를 제공받으며, 수의사는 자신의 전문성과 책임을 온전히 다할 수 있는 정상적인 동물의료체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전문가에게 책임만 늘리고 판단과 권한을 약화시키면 그 피해는 결국 동물과 보호자,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 발언에는 수의사회 시도지부장과 각 분야 수의사, 수의과대학생 대표 등이 참여해 동물의료 현장의 문제와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따른 우려를 전달했다. 조제열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장과 남기준 농장동물정책위원장 등도 현장의 목소리를 냈다.
동물보호단체들도 연대 발언을 통해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에 앞서 동물용의약품 오·남용과 불법 자가진료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장을 찾은 조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수의계의 의견에 힘을 보태며 동물의료 현장의 현실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수의계의 우려가 일부 반영된 ‘수의사법’ 개정안이 수정 의결됐다. 수정안은 진료기록을 요구할 수 있는 목적을 보다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으며, 시행일도 공포 후 1년으로 조정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수정 의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동물용의약품 오·남용과 자가진료 등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 만큼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우연철 회장은 이날 제도 개선 없이 수의사에게 책임과 의무만 가중될 경우 수의사 면허의 전문성과 정당한 권한이 훼손될 수 있다는 뜻을 알리기 위해 수의사 면허증을 불태웠으며, 문두환 수석부회장과 함께 삭발하며 투쟁 의지를 밝혔다.
우 회장은 “오늘이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동물을 진료하는 숭고한 직업의 전문성과 정당한 권한을 되찾기 위해 더 이상 참지 않는 전문가로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용의약품 오·남용과 자가진료 등 동물의료의 근본적인 문제가 바로잡힐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정부와 국회는 동물의료 말살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