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가 한우와 한우 송아지에 대해 FTA피해보전직불금을 산정하면서 허위보고를 통해 법적 근거가 없는 수입기여도를 반영해 직불금 지급규모를 1,700억원이나 축소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통합당 김영록 의원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 4월 29일 ‘농업인등 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한우 1마리당 13,545원, 한우송아지 1마리당 57,343원을 FTA피해보전직불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농업인등 지원위원회’는 지난 1월 22일 심의에서 FTA피해보전직불금 산출에 있어 조정계수에 수입기여도를 반영하기로 결정한 바 있고 이를 근거로 FTA피해보전직불금 결정에 한우 24.4%, 한우송아지 12.9%의 수입기여도를 반영해 FTA피해보전직불금을 결정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농업인등 지원위원회’가 수입기여도를 조정계수에 반영하는 결정을 하기 전 이미 피해보전직불금 산출에 수입기여도를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반영시 농민들의 소송이 우려된다는 법률해석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인등 지원위원회’ 심의시에는 반대로 법률해석 결과 수입기여도 반영이 설득력있다고 허위보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식품부가 피해보전직불금 산정에 수입기여도 반영 가능여부에 대해 법제처, 정부법무공단, 민간 법무법인에 유권해석과 법률자문을 의뢰한 결과 법제처는 농식품부의 법령해석 요청을 반려했고, 정부법무공단은 수입기여도 반영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입법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민간 법무법인(APEX)의 검토결과는
- FTA지원특별법 제8조에 따라 산정된 피해보전직불금을 전액 지급하여야 하고, 수입기여도를 고려하여 이를 감액하여 지급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 ‘조정계수’에 수입기여도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피해보전직불금을 조정하는 것은 현행 법령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 만일 농식품부가 수입기여도를 조정계수에 반영하여 피해보전직불금을 산출한다면, 많은 수의 농어업인들이 피해보전직접지불금 산출방법이 법령에 위반되었음을 이유로 소송 등의 방법을 통하여 추가로 피해보전직접지불금을 지급할 것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사료된다.
- 현행 법령하에서 농식품부 장관이 FTA지원특별법 제8조 제1항 단서에 근거하여 수입기여도를 반영한 산출방법을 정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22일 있는 ’농업인등 지원위원회‘ 위원들에게 배부된 회의 자료에는 유권해석 법률자문 결과 수입기여도를 조정계수에 반영이 가능하다고 허위보고하여 조정계수에 수입기여도를 반영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농업인 등 지원위원회(1.22) 회의자료 : 유권해석·법률자문 결과>
◦법제처(‘12.9) : 법리적 문제에 앞서 정책적 문제가 결부되어 있으므로 국내외 요인을 고려한 정책판단이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
◦정부법무공단(‘12.12) : 동 문제는 법령의 문리적 해석 문제이기 보다는 정책 판단의 문제로 보임.
◦법무법인 APEX('12.12) : 조정계수 산출에 관한 법령상 규정이 없는 점, 조정계수 결정은 장관의 재량사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입기여도를 조정계수에 반영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음.
FTA피해보전특별법에 의하면, 피해보전직불금 산정방식은 직전 5개년 평균가격의 90%를 기준가격으로 하고, 이 기준가격과 당년가격의 차이의 90%에 조정계수를 곱해서 산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피해보전직불금 지급단가는 (기준가격 - 당년가격) × 90% × 조정계수로 되어 있다.
조정계수는 「세계무역기구 설립을 위한 마라케쉬협정」에서 허용하는 범위에서 피해보전직접지불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제19조의 자유무역협정 이행에 따른 농어업인등 지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정한다고 되어 있다.
김 의원은 피해보전직불금 산정시 조정계수를 곱하도록 하고 있는 입법취지는 피해보전직불금 지급총액이 WTO에서 허용하는 보조금 범위 내에서만 지급되도록 하기 위해 반영하는 것이고, 국내 수급영향에 따른 가격하락의 반영은 수입기여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기준가격 산출시 직전 5개년 평균가격에 90%를 곱하도록 한 것과 피해보전직불금 지급단가 산정시 이 기준가격과 당해연도 가격의 차이에 90%를 곱하도록 한 것에 반영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피해보전직불금 산정과정에서 지원대상 품목의 가격 하락에 FTA 수입 증가가 미친 영향의 정도를 반영한다는 이유로 조정계수에 수입기여도를 산출해 한우 24.4%, 한우송아지 12.9%를 반영했다. 농식품부가 법에 근거도 없는 수입기여도를 반영한 결과, 한우는 농가들이 실제로 받아야 할 피해보전직불금의 4분의 1도 안되는 직불금을 받도록 하고, 한우송아지는 8분의 1만 받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김 의원은 피해보전직불금 산정에 법적근거도 없는 수입기여도를 반영해 농식품부가 한우가격 하락으로 벼랑 끝에 몰려있는 한우농가들은 두 번 죽이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거리낌없이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지원위원회 위원들의 눈을 가리고, 농민들을 우롱해 FTA와 수입개방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농민들의 등을 벼랑 아래로 떠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에 정해진 대로 수입기여도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농가들이 받게되는 직불금 단가는 한우 1마리에 55,512원이고, 한우 송아지 1마리에 444,519원이다. 농식품부가 멋대로 수입기여도를 반영하면서 피해 농가에 지급되어야 할 피해보전직불금이 2,017억에서 319억원으로 1,700억원이나 축소되도록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김영록 의원은 농식품부는 농민들에게 당장 사과하고, 지원위원회를 다시 개최해 법에 정해진 대로 피해보전직불금 산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