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던 이 박사는 이곳이 우리 한우농장이라고 소개하고는 이내 소에게 다시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일반 배합사료가 아닌 무언가를 섞어서 만든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
어떤 사료냐고 묻자. 그가 냄새를 한번 맡아 보라고 해서 맡아보니 알코올 냄새가 났다. 아! 주정박을 발효시킨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보리 같은 것도 섞어 주는 듯 했다. 이 박사는 곡류와 부산물을 적당히 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들이 약간 마른듯 했다. 순간 번식우는 약간 마른듯 키우는 것이 좋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료를 준 후에는 볏짚을 급여해 주었고 농장 부근에서 직접 벤 풀도 함께 급여해 주었다. 요즘 직접 풀을 베어 주는 농가가 거의 없을 텐데... 이 박사는 어차피 농장 주변의 풀을 깎아 주어야하기 때문에 깎은 풀을 소들에게 먹이니까 소들도 잘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부부는 예전부터 퇴직하면 한우사육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이곳에 적당한 목장부지가 나서 부지런히 목장을 일구고 있다고 한다.
텃밭에는 호박과 오이, 가지, 콩, 고추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재배해 자급자족하고 있었다. 사위에게도 아직 못 잡아 주었다는 직접 기른 씨암탉까지 잡아 저녁때 복분자 술까지 얻어 먹으며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 박사 부부가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안하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한우를 잘 사육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