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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코바이러스로 인한 질병피해 극복방안

 
▲ 박최규 수의학박사 -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관리부 질병진단센터 바이러스질병진단실장)
돼지 써코바이러스 2형(porcine circovirus 2; PCV2)은 이유자돈의 전신소모성증후군(PMWS), 돼지 피부염 신증 증후군(PDNS), 호흡기질병 등 다양한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 이 바이러스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질병들을 모두 통털어 돼지써코바이러스병(porcine circovirus diseases)즉 PCVD라고 부르고 있다.

그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피해가 심한 질병유형이 PMWS이기 때문에 본지에서는 PMWS를 중심으로 질병의 특성과 피해 극복방안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1. 국내 발생상황과 피해는?

PCV2 감염에 의한 PMWS 발생은 1990년대 초반부터 세계 각국에서 확인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에 처음 발생이 보고되었다.

PCV2는 써코비리데(Circoviridae)과에 속하는 DNA 바이러스로 직경이 17나노미터 밖에 되지 않아 현재까지 알려진 포유류 바이러스 중 가장 작은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의 크기가 작다는 것은 외부환경이나 소독제에 강한 저항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돈장에 한번 오염이 되면 근절이 되지 않고 농장내에서 지속적으로 순환감염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전국 대부분의 양돈장에 PCV2가 감염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PCV2가 감염되어 있다고 해서 모든 농장이 반드시 PMWS와 같은 질병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며, 농장상황에 따라 전혀 피해가 없는 농장에서 피해가 심각한 농장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대부분의 농장이 다른 질병들과 복합감염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PCV2 단독감염에 의한 피해정도를 정확하게 산출하기는 곤란하다.

2. 질병발생의 원리를 이해하면 길이 보인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전국 대부분의 양돈장이 PCV2가 오염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떤 농장은 MSY 20두를 넘는 좋은 성적을 올리는데 반해 어떤 농장은 10두를 채 넘기지도 못하고 허덕이고 있다. 왜 그럴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PCV2가 질병을 일으키는 원리를 알아보아야 한다.

PMWS 등 PCVD 증상을 보이는 돼지에서 공통적으로 PCV2 감염이 증명되어 왔기 때문에 PCV2가 PMWS 발병의 1차적인 원인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많은 연구자들이 인공감염 실험을 한 결과, PCV2만 단독으로 감염시켰을 때에는 질병이 유발되지 않았으며, 돼지 파보바이러스나 PRRS 바이러스를 복합감염시키거나 돼지의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화학물질을 투여하였을 때 전형적인 PMWS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PMWS의 발생에 PCV2의 감염이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즉, PCV2가 감염되지 않고는 PMWS가 발생할 수는 없지만 PCV2가 감염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PMWS가 발생하지는 않으며, PCV2 감염이 PMWS로 발병하기 위해서는 돼지의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다른 요인들(다른 병원체의 복합감염이나 각종 스트레스 등)이 있어야 한다.

 
▲ PCV2 감염이 PCVD 발병으로 경과되는 역학적 요인 


이를 현장의 목소리로 다시 말하자면 어떤 양돈장의 돼지에 PCV2가 감염되어 있다 하더라도 돼지의 면역을 자극하는 각종 요인들에 대한 관리를 잘 한다면 PMWS 발생과 피해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PCV2 감염으로 인한 이유자돈의 소모성질환 피해를 보고 있는 농장에서는 돼지의 면역을 자극하는 다른 질병의 감염(특히 PRRS, 살모넬라 등)과 사양, 환경상의 스트레스요인을 찾아내어서 이를 제거하거나 개선하면 PCV2에 의한 피해를 격감시킬 수 있다.

3. 질병 피해 극복방안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수많은 방제전략들이 제시되어 있으나 모든 방제전략의 기본적인 원리는 양호한 사양 및 시설관리를 통하여 돼지에 대한 스트레스와 손상을 방지하고, 방역 및 위생관리를 통하여 다른 질병의 감염수준을 낮춰줌으로써 돼지가 병원체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 주는 것이다.

1) 가장먼저 진단하라. 예방접종을 했는데 효과가 별로 없어요. 자가조직백신을 했는데 지난번에는 효과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효과가 없었어요. 이런 예기를 흔히 듣는다. 이런 경우에는 농장의 질병 발생요인에 대한 진단이 잘못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PCV2에 대한 진단은 다른 질병과는 다르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PRRS라면 돼지의 조직에서 PRRS 바이러스가 증명이 되면 바로 PRRS라고 진단이 내려진다. 그러나 PCV2는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바로 질병발생으로 이어지기 않기 때문에 아래 그림과 같이 3대 기준을 충족하여야 비로소 진단이 가능하다.

첫째. 농장의 이유자돈들에게서 위축, 빈혈, 황달, 폐사율 증가와 같은 PMWS의 전형적인 증상이 관찰되어야 하고, 둘째. 증상을 보이는 돼지를 부검한 결과, 임프절의 종대나 괴사 등 전형적인 병리소견이 관찰되어야 하고, 셋째, 해당 조직에서 PCV2 바이러스 항원이나 바이러스 핵산이 확인되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PCVD가 주범이 아니고 다른 요인이 있다는 것이며, 당연히 PCV2 예방접종을 하여도 크게 효과를 볼 수가 없다. 따라서 소모성질환 피해를 보고 있는 농장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전문수의사와 전문기관을 통하여 정확한 농장진단을 받도록 한다.

 
▲ PCVD를 진단하는 필요한 3대 기준 


2)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현재 수입산 PCV2 예방약과 자가조직백신이 시판되고 있으며, 조만간 국산 예방약도 시판될 계획이다. 예방약을 사용한 대부분의 농장에서 폐사율 저하 등 좋은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피해가 심한 농장에서는 우선적으로 예방약을 사용하도록 한다.

그러나 PCV2 예방약에 대한 효과를 맹신해서는 아니 된다. PCV2 예방약은 야외 바이러스의 감염수준을 낮춰주는 것이지 야외 바이러스의 감염을 완벽하게 막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예방접종을 계속한다 해도 일부 돼지는 낮은 수준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중단하거나 농장환경이 악화되면 언제든지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피해가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PCVD의 피해를 경험한 농장은 예방약을 사용하여 피해가 줄었다 하더라도 질병 발생요인이 되는 사양관리상의 스트레스요인을 제거하고, 동시감염 질병들을 방제하는 노력을 지속하여야 한다.

3) 복합감염상황에 대비한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PCV2가 감염되어 PMWS로 발병하기 위해서는 돼지의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면역자극 요인이 필요하며, 복합감염되는 여러 질병들은 중요한 생물학적 면역자극요인이 된다.

따라서 농장에 상재해 있는 여러 질병들에 대한 사전 예방조치를 통하여 PMWS의 발병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PMWS가 문제되는 농장에서는 농장 모니터링 검사를 통하여 주요 질병들의 감염시기와 유형을 파악하여 PMWS 발생시기 이전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항생제를 투여하여 질병의 복합감염을 방지하도록 한다. 또한 정기적인 돈사소독과 분무소독을 통하여 돈사환경에 오염되어있는 병원체의 양을 낮추어야 한다.

4) 농장의 질병 유입요인을 제거하라. 감염돈의 구입, 감염된 웅돈의 정액 구입, 돼지 분비물이나 분변에 오염된 차량이나 기구, 야생조류나 설치류가 농장간 질병 전파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후보돈은 PCV2에 감염되어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있음에도 외견상 건강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농장주나 관리자가 방심하게 되고 이로 인해 농장간 또는 농장내 질병의 확산이 더 쉽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돼지 구입 시에는 믿을만한 종돈장으로 구입선을 단일화하고, 사전에 실험실검사를 실시하여 감염되지 않은 돼지를 구입하여야 한다. 또한 격리돈사를 확보하여 기존돈군에 구입돈을 합사하기 이전에 질병감염 여부를 재확인하고, 농장의 기존병원체에 대한 면역을 형성될 수 있도록 충분한 순치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는 PCV2 뿐만 아니라 PRRS 등 다른 모든 질병의 유입과 피해 방지에 가장 기본적인 조치이므로 격리돈사가 없는 농장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격리돈사를 확보하고 구입돈에 대한 격리/순치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5) 질병의 전파요인을 최소화하라. 모든 질병은 돼지와 돼지간 직ㆍ간접적인 접촉을 통하여 전파되고, 증폭되므로 농장에서는 가급적 돼지간 또는 돼지집단간 접촉을 최소화하여 질병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올인/올아웃이 되도록 관리하고, 연령이 다른 돼지끼리 합사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돼지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돈방간 칸막이를 개방형(쇠창살)이 아닌 밀폐형으로 개선하고, 별도의 환돈방을 확보하여 아픈 돼지는 신속하게 격리하여야 한다.

간혹 동일한 돈방에 칸만 달리하여 환돈을 수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오히려 질병전파를 조장하게 되므로 반드시 별도의 환돈방을 확보해야 하며, 시설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별도의 컨테이너 환돈사를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한다.

흔히 간과하기 쉬운 것이 주사행위를 통한 질병전파인데, 자동주사기로 수십마리의 돼지를 계속 주사하게 되면 그중에는 반드시 환돈이 있게 마련이고, 환돈을 주사한 주사바늘에는 바이러스가 묻어있기 때문에 다음 주사한 돼지들에게 질병을 전파하게 된다.

따라서 환돈인 경우에는 반드시 개별 주사기를 사용하여야 하고, 건강한 자돈이라 할지라도 복단위 또는 돈방단위로 주사바늘을 교체해야 주사행위를 통한 질병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

6) 사양관리상의 발생 및 악화요인을 제거하라. 사육환경상의 스트레스는 PCVD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들의 감염수준을 증가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밀사, 급이/급수기 부족, 유해가스, 온도급변, 건조 등 열악한 사육환경은 돼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질병 방어능력을 크게 저하시킨다.

따라서 돈사규모에 맞는 적정 사육두수 유지, 수용두수에 맞는 충분한 급이/급수기 확보, 적정 습도의 유지와 돼지 일령에 따른 적정온도 관리에 유념하고, 특히 환절기의 온도급변에 대비하여 돈사의 보온 및 환기시설을 미리 점검하여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

이상 돼지 써코바이러스병의 극복방안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결론적으로 돼지써코바이러스병은 농장의 사양, 위생, 방역관리의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내 농장에서 PCVD 문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 뭔가 관리상의 문제가 있구나 하는 경각심을 가지고 농장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질병검사를 통하여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여 미비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PCVD로 인한 피해 방지는 물론 농장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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