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와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회장 신관우)가 공동 주최한 ‘낙농업 회생방안 모색을 위한 전국 낙농인 대토론회’가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낙농목장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듯, 전국에서 500여 낙농가가 참석하여 뜨겁고 격앙된 열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권찬호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낙농산업발전 종합대책 추진방향’이라는 주제로 2002년 이후 정부의 낙농대책 실시 경과와 향후 추진방안에 대해 설명하였다. 원유가 현실화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원유가 인상에 제동을 건 적이 없으며, 정부가 물가안정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시기상 안 좋은 점은 있지만, 원유가 인상요인이 있는 만큼 수요자와 생산자가 적절한 합의를 한다면 그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조석진 영남대 교수는 ‘낙농의 경영실태와 당면과제’라는 주제로 낙농경영 실태조사 결과와 국제화에 따른 낙농의 과제에 대해 발표하였다.
지난 6월 한 달간 700호의 낙농가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사료값 및 기타 제반비용의 인상과 유량감소 등으로 목장경영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으며, 35%에 달하는 농가가 폐업예정 또는 규모축소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80%의 농가가 kg당 평균 20만원 이상을 주고 쿼터를 매입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산유량 감소와 쿼터가격 폭락 등으로 인해 경영악화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원유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우유생산비 조사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85%에 달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이번 구제역을 빌미로 정부가 유제품 무관세 TRQ물량을 과다 개방한 것이 자칫 원유 잉여사태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였다.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현 낙농실태와 낙농강대국과의 동시다발적 FTA를 감안할 때 낙농특성을 반영한 피해보전대책이 절실하며, 낙농선진국의 역사를 교훈삼아 협동조합 중심의 단일쿼터제로 전국단위 낙농제도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면서 주제발표를 마쳤다.
이 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협회 이승호 회장은 우유 재생산과 농가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원유가 현실화가 절실히 요구되며, 생산자 공동으로 합리적이고 세밀한 분석작업을 통해 발표한 173원/ℓ 인상안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유업체가 원유가 인상요인을 41원 운운하고 있고, 정부와 낙농진흥회는 수수방관하고 있는 이상 협회에서는 강경대응키로 결의하였음을 밝히고, 우리의 생존을 위한 투쟁에 전국 낙농가의 하나된 힘과 의지를 보여 줄 것을 주문하였다.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신관우 회장 또한 원유가 현실화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원유가 협상단의 일원으로써 우리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였다. 애그리텍이앤씨 나현채 대표컨설턴트는 낙농가 현장 방문 경험상 목장경영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는 상황임을 밝혔고, 우성사료 이재규 축우PM은 사료업계 입장에서 본 낙농업 회생방안, 낙농진흥회 전종철 전무는 원유수급 동향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였다.
이어진 청중토론에서 참석 농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현 상황에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며 즉각적인 원유가 현실화를 요구하였고,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이 일정을 이유로 토론회 중간에 퇴정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유업체가 41원이라는 터무니없는 인상안을 제시한 점에 대해 격분을 토로하고, 낙농진흥회 또한 원유가격 조정 산출방식은 모두 제시했으면서 정작 원유가 인상안은 못 낸다고 말 바꾸기하며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는 점을 지적하였다.
특히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낙농진흥회가 정부의 눈치만 보면서 협상기간을 계속 허비하고 있다며 큰 분노를 표출하였다. 이 외에도 우유가 부족한 현 상황에서 낙농진흥회 농가 쿼터매매시 20% 반납물량에 대한 농가 환원 요구, 농식품부의 집유선 동결조치에 대한 부당성 등 농가들의 다양한 의견과 성토가 쏟아졌다.
한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오는 26일 여의도공원에서 ‘목장 원유가 현실화 및 낙농회생대책 촉구! 전국 낙농육우인 총궐기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도 단위로 원유반납 투쟁을 포함한 릴레이집회를 실시한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납유거부까지도 불사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향후 원유가 협상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