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는 국내산 생감자칩용 감자의 개발·보급으로 연간 약 110억 원 정도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겨울철 외국에서 수입하는 가공용 감자를 대체하기 위해 봄, 가을 두 번 재배할 수 있는 ‘고운’, ‘새봉’, ‘진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칩 가공용 감자는 ‘대서’라는 품종이 있으나 긴 휴면기간으로 인해 가을에 생산할 수 없어 해마다 12월부터 4월까지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 감자를 수입하고 있다.
한미 FTA체결 시 수입하는 가공용 감자에 한해 계절관세를 폐지했으나 최근 지구 온난화와 유가상승으로 수입단가가 급등했다.
개발한 품종들은 전분함량이 높고 당분 함량이 낮아 가공용으로 이용하기 좋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11∼12월에 수확해 다음해 2∼3월까지 저장하면서 감자칩을 만들 수 있다.
‘고운(2007)’은 최초의 2기작 가공용감자 품종으로 감자 모양은 달걀형이며, 더뎅이병에 강한 편이다. ‘새봉(2010)’은 숙기가 빠르며 바이러스에 강해 씨감자 증식이 쉽고, ‘진선(2012)’은 칩가공적성이 매우 뛰어난 품종이다. 더뎅이병은 과실, 줄기, 잎맥, 잎자루 등에 솟아오르는 둥근 모양의 병반이 생기는 작물의 병이다.
현재 ‘고운’과 ‘새봉’은 가공업체와 함께 해남, 보성, 완주에서 약 10ha 규모의 시험재배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씨감자 생산과 공급사업을 추진해 2017년까지 300ha, 2020년까지는 1,000ha까지 재배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재배가 본격화되면 겨울철 가공용 감자공급이 원활해져 12∼3월중 수입하는 1만 5천 톤, 약 110억 원 정도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 수출용 종자 개발을 목적으로 출범한 ‘골든씨드프로젝트(GSP)’와 연계해 해외 개발도상국 수출을 위한 시험도 추진 중에 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센터 정진철 센터장은 “가공용감자는 가공업체와 계약재배를 통해 출하하기 때문에 일반감자 농가에 비해 농가소득이 안정적이다. 특히, 올해처럼 감자 값이 떨어질 때에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개발한 2기작 생감자칩용 감자를 빠르게 보급해 생산성 증대는 물론 수입 감자를 대체하고 앞으로는 수출산업으로까지 육성해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질의 응답
Q 1 |
가공용감자와 일반감자 품종의 차이점은? |
○ 우리나라에서 가공용감자는 주로 칩가공용이며. 프렌치프라이용은 생산되고 있지 않습니다. 일반 식용 감자는 맛이 좋고 병에 강하며 수량이 많은 것이 좋지만 가공용은 특별한 특성을 요구합니다.
○ 우선 건물율이 높아야 합니다. 건물율은 감자에 들어있는 수분을 제외한 성분을 말하는 것으로, 이 건물율이 높아야 감자를 기름에 튀길 때 기름 소모량이 적어집니다.
○ 두 번째는 칩색이 밝아야 하는데, 칩색은 환원당 함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환원당은 glucose, fructose 등이며, 이들 환원당은 200 ℃ 정도의 고온에서 튀길 때 아미노산과 반응(Maillard 반응)해 감자칩의 갈변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환원당 함량이 낮은 특성이 필요합니다.
Q 2 |
가공용감자에 나타나는 생리장해 특징은? |
○ 가공용 감자 품종들은 재배 중 기온이나 수분함량에 민감하기 때문에 중심공동이나 내부갈색반점과 같은 생리장해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 특히, 기상조건의 변화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작형에 따라 여러 가지 생리장해가 같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이들 생리장해 발생이 적은 품종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3 |
농업인들에게 씨감자 공급 계획은? |
○ 2009년부터 가을재배용 씨감자의 정부 보급종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대신, 제주도농업기술원과 일부 농업기술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씨감자를 생산해 공급하는 곳이 있습니다.
○ 해남, 보성, 완주, 김제 등이 그런 곳인데, 이들 센터들의 지역특화 사업과 연계해서 공급한다면, 신품종들의 조기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몇몇 기술센터는 우리 농촌진흥청과 함께 신품종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4 |
민간업체 씨감자 생산 추진 현황은? |
○ 민간에서도 전문적으로 씨감자를 생산·판매하는 업체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민간부문의 우량 씨감자 생산, 공급을 장려하고 있는데,
○ 이들 업체들도 기존 품종을 이용하기 보다는 새로운 품종을 이용해 특성화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업체들에게 무병 조직배양묘를 공급해 조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Q 5 |
가공업체와 함께 실증실험을 한다고 했는데 어떤 가공업체와 연구를 진행하는지? |
○ 개발된 품종들은 신농성사(오리온 자회사), 농심, 해태제과 등 가공업체와 협력해 가공성을 검토하고 있고, 해남, 보성, 완주 등 농가 포장을 이용한 실증시험을 수행함으로써 씨감자를 조기에 공급하고 가공업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Q 6 |
일반감자 재배농가와 가공용감자 재배농가의 소득차이는? |
○ 가공용감자는 가공업체와 계약재배를 통해 출하하기 때문에 일반 농가에 비해 안정적인 영농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가공업체에서 70∼280g 정도의 규격서를 작형에 따라 kg당 600∼700원대에 수매하며, 가을감자는 kg당 800원까지도 수매할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 2012년까지는 감자 값이 좋았기 때문에 가공용감자 계약재배가 안정성 외에 큰 장점이 없었지만, 올해처럼 감자 값이 떨어질 때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7 |
가공용 감자 재배 시 유의사항이 있다면? |
○ 가공용감자는 전분함량이 높기 때문에 크기가 큰 감자에서 중심공동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심는 거리를 좁히고 줄기수를 3∼4개정도 확보해 70∼280g 크기의 규격감자가 많이 달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적정 시비량을 지켜줘야 감자 내 당 함량을 줄여줄 수 있고, 병해충 감염도 줄일 수 있습니다.
○ 요즘, 감자를 심을 때에는 비닐멀칭을 하고 심기 때문에 북주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감자가 땅속에 달리면서 외부의 기상조건의 영향을 적게 받도록 깊게 심고, 가능하다면 북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물을 자주 주면서 물 빠짐이 잘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수확시기가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감자가 병해충에 감염이 되면 가공용으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병 발생이 많은 밭에서는 재배하지 말고, 병해충 발생 상황을 예의주시해 발생이 우려된다면 예방용 약제를 뿌리고, 발생된 후에는 적절한 치료제를 뿌려야 합니다. 또 벼과작물이나 콩과작물 등과 돌려짓기를 하는 것이 토양관리와 우수한 가공용 감자 생산에 유리합니다.
Q 8 |
‘골든씨드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2기작 칩 가공용 감자의 장점은? |
○ 현재 감자 골든씨드 프로젝트의 목표지역은 동남아시아, 중국 동남부지역과 중앙아시아, 중국 북부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동남부 지역의 감자 심는 시기는 10∼11월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의 주요 씨감자 생산지역인 동북지역의 씨감자 수확시기와 겹칩니다. 그러다보니 휴면이 깨지 못해 적절한 파종시기를 맞추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 휴면기간이 짧은 국산 감자를 수출한다면 현지에서의 감자 파종시기에 맞춰서 휴면이 타파되기 때문에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현지에서 씨감자를 생산할 때에도 휴면기간이 긴 품종은 씨감자를 수확한 후 다시 파종할 때까지 8∼10개월이 걸립니다. 반면, 휴면기간이 짧은 감자는 1년에 두 번 또는 2년에 다섯 번까지 재배할 수 있고 별도의 저장시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 선진국들은 오랫동안 저장하면서 가공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되도록 휴면기간이 긴 감자품종을 육성해 왔습니다. 반면, 햇감자 소비가 많은 우리나라는 휴면기간이 짧은 감자를 이용해 연중 햇감자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왔는데, 이러한 기술이 동남아시아 지역의 감자생산에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Q 9 |
수입되는 가공용감자를 국산으로 전량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은? |
○ 감자는 온도가 낮은 곳에서 저장하면 전분이 변해 환원당 함량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다소 높은 8∼10 ℃에 저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장온도가 높아지면 휴면이 빨리 깨어서 싹이 나오기 때문에 가공용으로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가을에 수확한 가공용 감자품종들도 3월 이후에는 저장하면서 가공하기가 어렵습니다.
○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낮은 온도에 저장하더라도 환원당 함량이 높아지지 않는 저온당화저항성 가공용 감자품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유전자원을 확보해 현재 육성 중에 있으므로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