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관련단체협의회가 이번 한․EU FTA 8차 협상결과를 보고 분통을 터트렸다. 외교통상부가 지난 24일 한․EU FTA 8차 협상결과에 대해 거의 모든 쟁점사안을 잠정합의했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축단협은 이번 협상 결과는 우리 축산업의 사형선고와 같다고 단정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잔여쟁점인 관세환급, 원산지, 농산물 등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슈로 단정 짓고 내달 2일 통상장관회담해서 종지부를 찍겠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농업의 민감성을 반영하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지만, 결코 믿고 싶지 않다. 외교부 스스로가 초민감품목으로 분류하였던 낙농품, 돼지고기에 대한 협상내용은 이렇다. 분유, 치즈 등 낙농품에 대해서는 한․미 FTA때와 같이 TRQ로 다 내주겠다는 것이고, 돼지고기는 관세철폐 기간을 좀 더 연명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것도 아직 협상결과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결국 다 퍼주겠다는 결론이다. 참으로 언행불일치의 극치이다. 특히 우리정부가 보호무역주의, 불공정무역의 상징인 수출보조금 문제를 협상의제로 제대로 한번 제기하지도 못한 사이, EU집행위는 올해 1월 역내 낙농품 수매와 수출보조 재개를 결정하고 말았다. 우리 민감품목의 관세철폐 예외 취급이나 장기철폐 주장의 논리로 활용할 수 있는 결정적인 카드를 우리측 협상단이 스스로 포기하고 만 것이다. 이것이 바로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하겠다는 말이 한 낮 말장난에 불과했던 것을 방증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EU FTA 협상은 제조업에서 이득을 취하고, 농축산업에선 피해를 감수해도 좋다는 구도로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다. 또한 협상내용에 대해 공론화를 통해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EU만이 살 길이라며 속도전을 펼친 협상 방식은 한·미 FTA와 너무나 닮은꼴이다. 협정의 영향에 대한 평가 또한 우리의 수혜는 부풀리고, 피해는 줄이는 작태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낙농품, 돼지고기 등 수입축산물이 무관세로 밀려들 경우, 지금도 숨이 턱에 찬 축산농민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 한 것 아닌가! 현재 우리 축산업은 좌표를 잃고 있다. 사료값 폭등과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실의 빠진 우리 축산농민들은 기댈 곳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축산정책단의 기능축소, 농협 멕킨지 보고서 파문, 끊이지 않는 축발기금 통폐합 논란을 비롯한 일련의 축산 이슈들은 축산현장과 괴리감마저 든다. 여기에다 미국, EU, 호주, 뉴질랜드 축산 4대강국과의 FTA는 우리 축산업의 그야말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밀실협상, 졸속협상 한․EU FTA는 원천무효다! FTA문제에 있어서 더 이상 농민생존권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 축산농민들은 마지막 심정으로 농업피해에 대한 사전 대책수립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EU FTA 즉각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가 계속적으로 농민의 생존권을 무시한 채 정해진 각본대로 밀어붙인다면, 누구도 감당 못할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임을 거듭 경고한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 |